1906년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시골 중학교에 부임한 도쿄내기 교사가 메밀국숫집에서 덴푸라 소바를 네 그릇 먹는다. 이튿날 칠판에는 '덴푸라 선생'. 며칠 뒤에는 경단 두 접시 칠 전. 작은 마을에서는 먹은 것이 다 소문이 된다.
접시 위의 장면 — 영화와 소설, 그리고 한 사람의 식탁에서 음식 하나를 꺼내 읽습니다.
교실 문을 열면 먼저 보이는 것은 칠판이다. 『도련님』의 주인공이 그 문을 연 아침, 칠판에는 큰 글씨로 ‘덴푸라 선생(天麩羅先生)’이 적혀 있었다. 전날 밤 그가 먹은 것의 이름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1906년에 발표한 『도련님(坊っちゃん)』. 도쿄에서 나고 자란 고지식한 청년이 시골 중학교 수학 교사로 부임한다. 소세키가 마쓰야마의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바탕이다.
일은 메밀국숫집에서 시작된다. 낡고 천장이 낮은 가게인데 벽에 붙인 값표만 새것이다. 값표 첫 줄에 덴푸라가 있다. 그는 큰 소리로 시킨다. “어이, 덴푸라 가져와.” 구석에서 국수를 먹던 셋이 일제히 돌아본다. 모두 그 학교 학생이다.
메밀국숫집의 덴푸라는 튀김을 얹은 메밀국수, 덴푸라 소바다. 오랜만에 먹는 메밀국수가 맛있어서 그는 네 그릇을 비운다.
이튿날 칠판 가득 ‘덴푸라 선생’. 교실이 웃음으로 뒤집힌다. 덴푸라를 먹으면 이상하냐고 묻자 한 학생이 사투리로 받는다. 그래도 네 그릇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그는 쏘아붙인다. 네 그릇을 먹든 다섯 그릇을 먹든 내 돈으로 내가 먹는데 무슨 상관이냐.
십 분 뒤 다음 교실 칠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덴푸라 네 그릇이라. 단, 웃지 말 것.” 처음에는 웃어넘긴 그도 이번에는 화가 난다.
며칠 뒤에는 경단이다. 그는 온천 마을 스미타(住田)에 갔다가 맛있다고 소문난 경단집에서 두 접시를 먹고 칠 전을 낸다. 이번에는 학생을 만나지 않았으니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했다. 다음 날 칠판에는 ‘경단 두 접시 칠 전’. 값까지 맞다. 그 집이 유곽 입구에 있었던 탓에, 다음 시간 칠판에는 유곽 경단이 맛있다는 글씨가 기다린다.
그는 매일 저녁 스미타 온천에 간다. 늘 들고 다니는 서양 수건이 물이 들어 붉어지자 학생들은 그를 ‘빨간 수건’이라 부른다. 상등탕에만 들어간다는 말까지 돈다. 작은 마을에서는 먹은 것, 들고 다니는 것, 씻는 곳이 다 소문이 된다.
소설 속 스미타 온천은 마쓰야마의 도고 온천이 모델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 읍내도 다르지 않다. 국숫집 계산대 앞에서 누가 무엇을 몇 그릇 먹었는지는 저녁이 되기 전에 마을을 한 바퀴 돈다.
칠판에 적힌 것은 국수 네 그릇과 경단 두 접시였다. 그가 지킨 것은 제 돈으로 제 몫을 먹는 고집이었다.
참고: 나쓰메 소세키 『坊っちゃん』(1906) 원문(아오조라 문고 판, 쿡톡 번역), 국립국회도서관 「本の万華鏡」 문학 속의 온천(마쓰야마 경험, 도고 온천 모델설), 위키백과 「Botchan」(발표 연도). 도고 온천은 모델로 알려진 곳이며 작가가 밝힌 사실은 아닙니다.
이 접시, 더 깊이
2026.10.24 — cooktalk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