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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하지감자 — 해가 가장 길던 날 캐는 첫 감자
하지 무렵 캐는 햇감자는 껍질이 얇고 물기가 많다. 전분이 아직 덜 앉아, 포슬하기보다 촉촉하고 쫀득하다. 녹색으로 변한 자리의 솔라닌을 도려내는 이유, 빛을 피해 두는 보관, 조림에 좋은 까닭까지 한자리에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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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노각 — 끝까지 키운 오이가 여름에 닿는 자리
노각은 오이를 따지 않고 끝까지 키운 것이다. 누런 그물 껍질, 두툼한 속, 90%가 넘는 물. 어린 오이의 풋내 대신 시원하고 순한 결이 남는다. 제주에서는 물외라 부른다. 껍질을 벗기고 씨를 긁어 절였다가 무치는 — 한여름의 무침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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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살구 — 과육은 며칠, 씨는 천 년
살구는 복숭아보다 먼저 익고 먼저 지는 짧은 여름 과일이다. 주황빛은 베타카로틴, 과육은 며칠을 못 넘긴다. 그러나 그 안의 씨(행인)은 천 년 넘게 쓰인 약이자 독이다 — 한 알에 가장 짧은 것과 가장 오래된 것이 함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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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참외 — 노란 껍질 안에 저장된 여름
참외는 한여름의 갈증을 미리 식혀 두는 과일이다. 노란 껍질, 흰 골, 단단한 속. 성주가 전국의 7할을 길러 낸다. 꼭지 쪽 쓴맛의 정체부터 씨 주변을 버리지 않는 이유, 고르는 법까지 한 호흡에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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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초당옥수수 — 가장 달 때는 밭에 있을 때
6월의 밭에서 막 딴 초당옥수수는 생으로 베어 물 만큼 달다. 브릭스 17~20도. sh2 유전자가 당을 전분으로 바꾸는 시계를 늦춰 둔 덕이다. 다만 그 시계는 수확과 동시에 다시 빨라진다 — 가장 단 옥수수가 가장 빨리 식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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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명이나물 — 1882년 울릉도, 한 끼니를 이은 잎이 풀의 이름이 되다
울릉도의 산비탈, 5월 첫째 주. 잎 한 장에서 마늘 향이 올라온다. 1882년 개척 첫 봄, 식량이 떨어진 개척민들이 산에서 캐 한 끼니를 이은 잎이 — *명을 이어 준 풀*이라는 이름이 됐다. 마늘과 같은 알리신 화합물, 정통 장아찌 레시피, 울릉도 풍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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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눈개승마 — 4월 끝자락의 한 잎, 닭과 두릅과 인삼이 한 잎에 만나는 봄
4월 끝자락의 산비탈. 흙 사이로 새순이 올라온다. 한 잎을 30초 데치면 닭고기 같은 식감과 두릅의 향과 인삼의 끝맛이 동시에 풀린다. *삼나물*과 *죽토자*라는 두 옛 이름의 어원, 출하 시기, 손질, 영양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