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사전 · 모차렐라 — 80도에서 이어지는 치즈

이탈리아어 mozza·mozzare(잘라 내다)에서 이름이 온 캄파니아의 신선 치즈. 뜨거운 물에 늘리는 파스타 필라타 기술, 부팔라·피오르 디 라테·부라타·스카모르차 네 갈래, DOP 생산 규정이 정한 것들, 한국 피자치즈와의 차이까지. 만든 지 여덟 시간이면 이미 다른 치즈가 되기 시작한다.

모차렐라 — 뜨거운 물에서 늘리고 손으로 떼어 낸 이탈리아 남부의 신선 치즈.

이탈리아어 mozzare(잘라 내다)에서 이름이 왔고, 파스타 필라타라는 동작이 형식을 정한 덩어리.

모차렐라를 처음 본 건 시장 어느 모퉁이 가게의 차가운 유리 진열장 안이었다. 작은 우윳빛 덩어리가 소금물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날 저녁 카프레제로 식탁에 올렸을 때, 칼이 들어가자 안에서 흰 액체가 살짝 흘러나왔다. 발효 치즈가 아닌데도 자기 맛이 분명하다는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다. 시간을 모으지 않은 치즈가 어떻게 식탁 위에 자기 모습으로 자리잡는지를 알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모차렐라는 발효로 시간을 쌓는 치즈가 아니다.
우유가 하나의 덩어리로 뭉치고, 그 덩어리에서 한입 크기로 떼어 낸 치즈다.

이름은 손끝에서 왔고, 치즈의 형태 또한 그 손끝에서 완성된다. 늘어난 끝을 손으로 떼어 내는 동작이 — 그대로 음식의 이름이 됐다.

어원 — 잘라 내다

모차렐라(mozzarella)는 mozza(잘라 낸 것)의 지소형이다. 그 뿌리는 동사 mozzare(잘라 내다)이고, 더 거슬러 가면 라틴어 mutilus(잘린)에 닿는다. 남부 이탈리아 방언에서 온 말로, 늘어난 반죽에서 한 입씩 떼어 내는 동작(mozzatura)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자르는 동작이 음식의 이름이 된 흔치 않은 경우다.

고향은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Campania) 지방. 우윳빛 흰색의 부드러운 식감, 가벼운 짠맛, 신선한 우유 향. 분류로는 신선 치즈(Fresh cheese), 그중에서도 파스타 필라타(Pasta Filata · 늘어나는 반죽) 계열에 속한다.

네 가지 갈래

  •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DOP — 물소(buffalo) 젖. 정해진 산지 한정. 향이 깊고 식감이 가장 부드러움.
  • 피오르 디 라테(Fior di Latte · 우유의 꽃) — 일반 젖소 우유. 모양과 식감은 비슷하지만 더 가볍다.
  • 부라타(Burrata) — 모차렐라 껍질 안에 크림과 잔여 모차렐라(스트라차텔라)를 넣은 형식. 자르면 흰 크림이 흘러나온다.
  • 스카모르차(Scamorza) — 끈으로 묶어 매달아 며칠에서 몇 주 말린 변형. 훈제한 것도 흔하다.

파스타 필라타 — 뜨거운 물에서 늘어나기 시작한다

우유를 33~39도로 데워 천연 송아지 응유효소(rennet)와 종균을 넣어 굳히고, 굳은 덩어리를 잘라 유청을 뺀다. 그 덩어리를 유청 아래에서 몇 시간 두어 산도를 떨어뜨린다. 산도가 알맞게 내려온 순간 — 대체로 pH 5 안팎 — 뜨거운 물에 담가 부드러워진 커드를 늘리고 접기를 되풀이한다. 이때 카세인 단백질이 한 방향으로 결을 이루면서, 모차렐라 특유의 늘어나는 식감이 만들어진다.

늘리는 물의 온도는 부엌마다 다르다. 흔히 쓰는 폭은 80~90도이고, 부팔라 캄파나 DOP 생산 규정은 아예 끓는 물을 적는다. 손이 견디는 온도가 아니어서, 옛 치즈 장인들은 나무 주걱 두 개로 반죽을 들어 올렸다.

같은 기술이 부라타·스카모르차·프로볼로네·카초카발로 같은 다른 이탈리아 치즈에도 쓰인다. 늘리기라는 동작 하나에서 여러 치즈가 갈라져 나왔다.

DOP — 생산 규정이 정한 것들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는 1996년 EU 원산지 보호(DOP) 등록 품목이다. 보호 컨소시엄은 그보다 앞선 1981년에 생겼다. 생산 규정이 정한 것을 추리면 이렇다.

  • 산지 — 캄파니아·라치오·풀리아·몰리세 안의 정해진 시군에서만. 카세르타와 살레르노는 전역, 나머지는 지정된 마을 단위다
  • — 그 산지 안에서 기른 이탈리아 지중해종 물소의 신선한 전유만. 얼린 젖은 쓸 수 없다
  • 성분 — 유지방 7.2% 이상, 단백질 4.2% 이상
  • 시간 — 첫 착유로부터 60시간 안에 치즈로 만들 것
  • 기술 — 천연 유청 종균으로 산을 올리고, 천연 송아지 응유효소로 굳힌다. 파스타 필라타로 늘려 떼어 낸다
  • 형태와 무게 — 둥근 형태 외에 보콘치니·트레차(땋은 것)·페를리네·칠리에지네·노디니·오볼리니. 10g에서 800g까지, 트레차는 3kg까지
  • 보존료·색소 금지. 훈제는 전통 방식으로만 하고, 이름 뒤에 affumicata를 붙인다

DOP가 붙은 부팔라는 일반 모차렐라보다 값이 눈에 띄게 비싸다. 젖의 성분 기준부터 다르고, 60시간이라는 시계가 유통 전체를 조인다. 그 차이는 한 입에 드러난다.

두 가지 흰빛 — 부팔라와 우유

부팔라와 피오르 디 라테는 같은 형식이지만 다른 풍토에서 왔다. 부팔라는 캄파니아 평야의 늪지에서 자란 물소의 젖에서 나온다 — 강과 호수가 키운 짐승이다. 피오르 디 라테는 이탈리아 전역 평지의 일반 젖소에서 나온다 — 들판이 키운 짐승이다.

물소의 젖이 더 진하고 지방이 많다. 그래서 부팔라는 한 입에 더 진한 짠맛과 우유 향을 보내고, 피오르 디 라테는 더 가볍고 단정한 흰빛을 보낸다. 같은 남부 이탈리아지만, 다른 두 짐승이 다른 두 흰색을 식탁으로 보낸다.

페어링

토마토와는 카프레제 또는 마르가리타 피자. 바질과 함께 식탁 위 흰빛과 녹색의 짝.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한 바퀴를 두르면 향이 더 깊어진다. 발사믹 식초는 부라타와, 프로슈토는 짠맛이 단맛을 끌어올리는 짝으로. 의외의 페어링으로 — 복숭아·무화과 같은 단맛 과일도 부라타와 잘 어울린다.

보관

모차렐라는 만들어진 직후 소금기가 있는 물에 담겨 보관된다. DOP 규정도 먹을 때까지 그 액체 안에 두라고 적는다. 받자마자 그 물째로 냉장고에 넣는다. 4~8℃가 적정 온도로, 너무 차면 식감이 단단해진다. 먹기 전 30분에서 한 시간쯤 상온에 두면 향이 풀리고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유통기한은 제품마다 다르다. 다만 방향은 하나다. 신선 치즈는 빨리 먹을수록 좋고, 그중에서도 부라타가 가장 급하다. 안의 크림이 신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 피자치즈와의 차이

한국에서 흔히 피자치즈라 부르는 것은 대부분 저수분 모차렐라(Low-moisture Mozzarella)다. 수분을 빼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열할 때 더 잘 늘어나는 종류. 보관도 길다. 피자·라자냐·치즈 그라탕에 쓰인다.

부팔라와 피오르 디 라테는 차게 그대로 먹는 식탁 위 모차렐라다. 카프레제·부라타로 즐기는 갈래. 두 모차렐라는 같은 이름이지만 — 형식과 쓰임이 거의 다른 치즈다.

여덟 시간이면 이미 달라진다

DOP 생산 규정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모차렐라의 속살은 만들어 포장한 뒤 여덟에서 열 시간 동안 얇은 결이 살아 있고 살짝 탄력이 있으며, 그 뒤로는 점점 무르게 녹아드는 쪽으로 간다. 품질 기준이 아니라 시간표에 가까운 문장이다.

모차렐라는 만들어진 직후가 가장 좋다. 발효로 시간을 쌓지 않고 우유 그대로의 맛으로 서는 치즈라, 시간을 모으는 다른 치즈와 정반대의 흐름을 탄다.

치즈가 시간을 모으는 것이 본업이라면, 모차렐라는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본업이다. 그래서 모차렐라는 식탁에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해야 자기 모습으로 남는다.

참고: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DOP 생산 규정(2003년 농림부 고시, EC Reg. 1107/96 등록),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보호 컨소시엄, 캄파니아 주 농업 자료, AVPN 국제 규정집. 기원담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전해 오는 이야기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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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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