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 mozzare(자르다)에서 이름이 온 캄파니아의 신선 치즈. 80도 뜨거운 물에 늘리는 파스타 필라타 기술, 부팔라·피오르 디 라테·부라타·스카모르차 네 갈래, DOP 다섯 조건, 한국 피자치즈와의 차이까지. 일주일이 지나면 다른 치즈가 된다.
모차렐라 — 80도 뜨거운 물에서 늘리고 손으로 떼어 낸 이탈리아 남부의 신선 치즈.
이탈리아어 mozzare(자르다)에서 이름이 왔고, 파스타 필라타라는 한 동작이 형식을 정한 한 덩어리.
모차렐라를 처음 본 건 어느 여름날 동네 작은 이탈리안 식당의 카프레제 한 접시에서였다. 흰 우윳빛 한 덩어리가 토마토와 바질 사이에 놓여 있었고, 칼이 들어갔을 때 안에서 한 줄기 흰 액체가 살짝 흘러나왔다. 발효 치즈가 아닌데도 자기 맛이 분명하다는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다. 시간을 모으지 않은 치즈가 어떻게 한 식탁 위에 자기 자리를 두는지를 알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모차렐라는 발효 치즈가 아니다. 한 우유가 한 덩어리에서 한 입씩 떼어진 한 조각이다. 이름이 동작에서 왔고, 형식이 동작에서 결정된다. 늘어난 끝을 손으로 떼어 내는(mozzando) 그 한 동작이 — 그대로 음식의 이름이 됐다.
어원 — 자르다
모차렐라(mozzarella)는 이탈리아어 mozzare(자르다)의 지소형이다. 손으로 한 덩어리에서 한 입씩 떼어 내는(mozzando) 동작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자르는 동작이 음식의 이름이 된 흔치 않은 경우다.
고향은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Campania) 지방. 우윳빛 흰색의 부드러운 식감, 가벼운 짠맛, 신선한 우유 향. 분류로는 신선 치즈(Fresh cheese), 그중에서도 파스타 필라타(Pasta Filata · 늘어나는 반죽) 계열에 속한다.
네 가지 갈래
-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DOP — 물소(buffalo) 젖. 캄파니아 지역 한정. 향이 깊고 식감이 가장 부드러움.
- 피오르 디 라테(Fior di Latte · 우유의 꽃) — 일반 우유. 모양과 식감은 비슷하지만 더 가볍고 보관이 길다.
- 부라타(Burrata) — 모차렐라 껍질 안에 크림과 잔여 모차렐라(스트라차텔라)를 넣은 형식. 자르면 흰 크림이 흘러나온다.
- 스카모르차(Scamorza) — 모차렐라를 끈으로 묶어 며칠 말린 변형. 훈제하면 단맛이 깊어진다.
파스타 필라타 — 80도의 늘어남
우유에 천연 응유효소(rennet)와 종균(starter culture)을 넣어 30~60분 응고시키고, 응고된 덩어리를 작은 큐브로 잘라 유청을 분리한 다음, 산도가 pH 5.0~5.2까지 올라갈 때까지 약 4~5시간 두고 — 그 산도가 정확히 도달했을 때 80~90도의 뜨거운 물에 담가 부드러워진 커드를 손으로 늘리고 접기를 반복하면, 글루텐과 비슷한 단백질 망이 형성되며 모차렐라 특유의 늘어나는 식감이 만들어진다.
같은 기술이 부라타·스카모르차·프로볼로네·카초카발로 같은 다른 이탈리아 치즈에도 쓰인다. 결국 한 늘리기에서 다섯 종류의 치즈가 갈라져 나왔다.
DOP — 정통의 다섯 조건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DOP는 1996년 EU의 원산지 보호 등록 품목이다. 다음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 캄파니아·라치오·풀리아·몰리세 4개 주의 정해진 산지에서만
- 100% 이탈리아 물소 젖 (수입 우유 ✗)
- 신선한 젖만 사용 (분유 ✗)
- 전통 파스타 필라타 기술 준수
- 원형·달걀형·스트레치드(꼰 형태) 등 정해진 형태
DOP가 붙은 부팔라는 일반 모차렐라의 약 2~3배 가격이다. 그 차이는 향과 식감에서 한 입에 즉시 드러난다.
두 가지 흰빛 — 부팔라와 우유
부팔라와 피오르 디 라테는 같은 형식이지만 다른 풍토에서 왔다. 부팔라는 캄파니아 평야의 늪지에서 자란 물소의 젖에서 나온다 — 강과 호수가 키운 짐승이다. 피오르 디 라테는 이탈리아 전역 평지의 일반 젖소에서 나온다 — 들판이 키운 짐승이다.
물소의 젖이 더 진하고 향이 깊다. 그래서 부팔라는 한 입에 더 진한 짠맛과 우유 향을 보내고, 피오르 디 라테는 더 가볍고 단정한 흰빛을 보낸다. 같은 캄파니아 지방이지만, 두 다른 짐승이 두 다른 흰색을 식탁으로 보낸다.
페어링
토마토와는 카프레제 / 마르가리타 피자. 바질과 함께 한 식탁의 흰·녹의 짝.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한 바퀴를 두르면 향이 한 단계 더. 발사믹 식초는 부라타와, 프로슈토는 짠맛이 단맛을 끌어올리는 짝으로. 의외의 페어링으로 — 복숭아·무화과 같은 단맛 과일도 부라타와 잘 어울린다.
보관
모차렐라는 만들어진 직후 소금물에 담겨 보관된다. 받자마자 그 물째로 냉장고에 넣는다. 4~8℃가 적정 온도로, 너무 차면 식감이 단단해진다. 먹기 전 30분~1시간 정도 상온에 두면 향이 풀리고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유통기한은 부팔라가 7~10일, 피오르 디 라테가 14~21일, 부라타가 5~7일이다 — 부라타가 가장 짧다, 안의 크림이 신선해야 하므로.
한국에서 — 피자치즈와의 차이
한국에서 흔히 피자치즈라 불리는 것은 대부분 가공 모차렐라(Low-moisture Mozzarella)다. 수분을 빼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열할 때 더 잘 늘어나는 종류. 보관도 길다. 피자·라자냐·치즈 그라탕에 쓰인다.
정통 부팔라·피오르 디 라테는 차게 그대로 먹는 식탁 위 모차렐라다. 카프레제·부라타로 즐기는 갈래. 두 모차렐라는 같은 이름이지만 — 형식과 쓰임이 거의 다른 치즈다.
일주일이 지나면 다른 치즈가 된다
모차렐라는 만들어진 직후가 가장 좋다. 일주일이 지나면 — 같은 모차렐라가 아니라 다른 치즈가 된다. 발효를 거치지 않고 우유 그대로의 맛만으로 승부하는 음식이라, 시간을 모으는 다른 치즈와 정반대의 흐름을 가진다.
치즈가 시간을 모으는 것이 본업이라면, 모차렐라는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본업이다. 그래서 모차렐라는 한 식탁에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해야 자기 모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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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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