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 20일이나 21일에 드는 절기. 보리밭이 푸름에서 황으로 옮겨 간다. 24절기 중 여덟 번째, 작은 가득함이라는 한 마디. 옛 삼후는 이 절기를 씀바귀와 냉이와 보리로 셌다. 보리·모·매실·햇마늘이 한 자리에 다른 시간으로 흐르는 약 보름의 절기 안내.
소만은 해마다 5월 20일이나 21일에 든다. 2026년에는 5월 21일.
청보리가 빛이 바래 누르스름하게 변해간다.
입하 때 일어섰던 이삭이 알을 채우기 시작한다. 같은 시기 광양 매실밭에서는 청매가 단단해지고, 의성 마늘밭에서는 흙 위로 올라온 잎이 무릎까지 자란다. 한 절기 안에서 세 작물이 동시에 다른 시간을 산다.
소만은 그러니까 한 날짜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득 차되 아직 다 차지 않은 한 마디다. 小(작을 소)에 滿(찰 만). 滿은 물(氵)에 㒼을 더한 형성자로, 㒼은 소리를 맡고 뜻은 글자 그대로 차오른다는 것이다. 작은 가득함 — 만물이 자라기 시작했지만 아직 다 채우지는 않은 마디를 정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소만을 입하와 망종 사이, 음력 4월, 양력 5월 21일께, 태양이 황경 60도에 올 때로 적었다. 24절기 중 여덟 번째다.
가득 차되 아직 차지 않은 마디
소만은 가득 참의 순간이면서 가득 차지 않음의 순간이다. 그 둘이 다른 얼굴이 아니라는 사실을 24절기가 한 마디로 압축해 두었다.
보리는 알을 부분적으로만 채우고, 매실은 아직 익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작은 가득함은 그러니까 덜 채움의 흐름이기도 하다 — 다음 절기 망종을 위한 공간을 비워 두는 흐름.
들녘 — 네 작물의 다른 시간
같은 5월 셋째 주에, 보리밭에서는 황으로 익는 이삭이 다음 달의 수확을 준비하고, 논에서는 모내기가 막 시작된다. 백과사전은 그 까닭을 이렇게 적었다 — 못자리에서 모가 자라는 기간이 예전에는 마흔닷새에서 쉰 날이 걸렸으나 비닐 모판에서는 마흔 날 안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한 해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고. 같은 시기 광양·하동의 매실밭에서는 청매가 단단해지면서 6월 첫 주의 수확을 기다리고, 의성·태안의 마늘밭에서는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5월 말의 수확 신호를 보낸다.
부엌 — 씀바귀와 냉잇국
옛날 중국에서는 소만이 드는 날부터 망종까지를 닷새씩 셋으로 끊어, 초후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소만 항목에 옮겨 둔 그대로다. 절기가 곡식만 센 것이 아니라 나물까지 셌다는 뜻이다.
그래서 소만의 부엌은 쓴맛에서 시작한다. 씀바귀는 뿌리도 줄기도 잎도 이 무렵 식용으로 널리 쓰였고, 초후를 전후해 끓이는 냉잇국은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절식으로 예로부터 이름이 났다. 된장을 풀고 조갯살을 넣어 한소끔 끓인 국 한 그릇. 쓴 나물과 짠 장이 만나 무뎌진 입맛을 세운다.
곳간이 가장 얕은 때이기도 하다. 보리는 말후, 그러니까 소만이 끝나갈 무렵에야 익는다. 익기 직전이 가장 오래 기다리는 자리다.
지금의 부엌에서는 햇마늘이 5월 말부터 매대에 들어오고, 매실은 6월 첫째 주부터 청매가 도착한다. 소만 한 주는 그러니까 — 한 시즌의 마지막 매대와 다음 시즌의 첫 매대가 겹치는 순간이기도 하다.
옛 풍속 — 누에와 물 준비
『농가월령가』 사월령은 입하와 소만을 한 묶음으로 노래한다 — 사월이라 맹하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도 방장이라. 한잠하고 이는 누에 하루도 열두 밥을 밤낮을 쉬지 말고 부지런히 먹이어라. 들일과 누에치기가 같은 달에 겹쳐, 손이 둘로 갈린다.
물 걱정도 이때부터다. 백과사전은 소만 무렵 심하게 가무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비해 물 준비를 부지런히 해두기도 했다고 적었다. 가득 차기 시작하는 절기의 다른 얼굴이다.
모란을 이 무렵의 꽃으로 꼽는 말도 돌지만, 옛 이십사번화신풍이 모란을 놓은 자리는 두 절기 앞선 곡우다. 화신풍은 곡우에서 끝나고, 소만부터는 꽃이 아니라 알과 잎이 계절을 센다.
다음 절기로
소만 — 가득 차되 아직 다 차지 않은 한 마디다. 5월 21~22일에 들어 약 보름 동안 자연이 덜 채움의 상태를 지킨다.
다음 절기는 6월 6일 무렵 — 망종(芒種). 까끄라기 있는 곡식의 씨를 뿌릴 때이고, 보리를 거둘 때다. 같은 절기에 거두기와 뿌리기가 동시에 일어난다. 한 마디에서 한 시즌이 닫히고 다음 시즌이 열린다 — 그 교차의 첫 마디가 소만이다.
이 글은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 소만(小滿)에 대한 짧은 안내입니다. 양력 5/21~5/22에 들며, 다음 절기는 6/6 무렵 망종입니다.
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만」, 『농가월령가』 사월령, 『설문해자』(滿), 이십사번화신풍. 절기 날짜는 해마다 하루 이틀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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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1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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