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첫 마디. 아직 추위는 깊은데, 한낮의 햇살이 가늘게 따뜻해진다. 입춘방과 봄동·달래·냉이의 첫 손.
한 해의 첫 마디입니다.
아직 추위가 깊은데, 한낮의 햇살이 어딘가 가늘게 따뜻해집니다. 마른 가지 끝에 작은 기색이 도는 절기. 입춘(立春) — 봄이 든다는 첫 매듭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 봄을 맞아 큰 복이 들고, 햇볕이 길어져 경사가 많기를.
옛집에서는 이날 대문에 입춘방(立春榜)을 붙였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글귀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쓴 종이를 새벽에 붙였습니다.
들녘 — 얼음 밑에서 일어서는 것
입춘은 양력 2월 4일 즈음에 듭니다. 한국의 들녘은 아직 얼어 있지만, 땅속에서는 보리뿌리가 한 호흡 깊어지고, 한겨울을 지난 나물의 뿌리가 새 잎을 준비합니다. 농가에서는 이때 거름을 내고, 못자리 자리를 살핍니다.
봄은 흙 위에서 먼저 오지 않고, 흙 아래에서 먼저 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절기 분량의 일이 조용히 진행됩니다.
식탁 — 봄동·달래·냉이의 첫 손
입춘 즈음 식탁에 가장 먼저 닿는 것이 봄동입니다. 겨울 끝자락의 잎채소로, 단맛이 깊어진 잎을 데쳐 무치거나 겉절이로 냅니다. 곧 이어 달래와 냉이의 첫 잎이 시장에 나옵니다.
한 끼에 봄을 한 숟갈씩 들이는 절기.
옛 풍속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을 차렸습니다. 매운맛이 도는 다섯 가지 나물 — 파·마늘·생강·달래·갓 같은 것들을 한 접시에 모아, 한 해의 기운을 깨우는 음식으로 삼았습니다.
옛 풍속 — 입춘방과 첫 봄의 글귀
가장 흔히 적은 글귀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입니다. 봄을 맞아 큰 복이 들고, 햇볕이 길어져 경사가 많기를 — 한 줄의 기원이 한 해의 첫 문 위에 걸렸습니다.
글귀를 적는 종이는 흰 한지였고, 먹이 마르면 풀로 대문에 붙였습니다. 봄이 한 줄의 글로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절기로
입춘 — 한 해의 첫 마디입니다. 아직 추위는 깊지만, 그 안에서 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절기는 2월 19일 — 우수(雨水). 얼었던 물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봄의 첫 박자입니다.
봄은 한 번에 오지 않는다. 매듭을 따라, 한 마디씩 온다.
이 글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 입춘(立春)에 대한 짧은 안내입니다. 양력 2/3~2/4에 들며, 다음 절기는 2/19 우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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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4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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