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끝자락의 산비탈. 흙 사이로 새순이 올라온다. 한 잎을 30초 데치면 고기처럼 씹히는 식감과 두릅의 향과 인삼의 끝맛이 동시에 풀린다. 삼나물이라는 이름의 여러 설과 죽토자(竹土子)라는 중국 이름, 출하 시기, 손질, 영양까지.
4월 끝자락의 산비탈.
흙 사이로 새순이 올라온다.
한 잎을 30초 데치고 얼음물에 넣으면 — 고기처럼 씹히는 식감과 두릅의 쌉쌀한 향과 인삼의 끝맛이 한 잎에 동시에 들어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별명이 삼나물인 까닭이다.
눈개승마는 그러니까 단순한 산나물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 잎이 세 가지 맛을 동시에 데려온다고 이름까지 바뀐 봄 풀이다. 널리 쓰이는 설명은 쇠고기·두릅·인삼의 세 맛 — 그래서 지역에 따라 고기나물이라고도 부른다. 닭고기 같은 결이라 적는 자료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가리키는 것은 같다 — 나물인데 고기를 씹는 듯한 결이 난다는 것.
학명·고향·시간
학명은 Aruncus dioicus var. kamtschaticus.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이고, 키는 30~100cm 정도. 잎은 깃꼴 겹잎에 톱니가 뚜렷하다. 6~8월에 흰 꽃이 원뿔 모양으로 흐드러지지만, 그건 식용으로 늦은 시기다. 부엌이 데려가는 것은 4~5월의 새순뿐이다.
이름의 유래 — 삼나물과 죽토자
이 풀에는 이름이 여럿 따라붙는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삼나물인데, 유래는 한 가지로 모이지 않는다. 세 가지 맛이 한 잎에 들어 있어 삼(三)이라는 설이 가장 많고, 인삼 맛이 난다 하여 삼(蔘)이라는 설, 잎 모양이 삼을 닮았다는 설이 함께 전한다. 어느 하나로 못 박지 않는 편이 정직하다.
또 하나는 죽토자(竹土子)다.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이 그대로 올라온 경우로, 우리말 이명으로는 죽토자·눈산승마·가승마가 함께 쓰인다. 한자를 끊어 ‘대나무 토끼’로 푸는 설명을 가끔 보는데, 그건 竹土子를 竹兔子로 잘못 적은 데서 온 풀이다. 이름의 글자를 끊어 뜻을 만드는 일은 자주 이런 자리로 샌다.
출하 시기 — 한 산비탈에서 3주
강원·경북 고지대에서 4월 중순부터 새순이 올라오고, 울릉도와 태백·정선은 4월 말부터 5월 둘째 주가 절정. 한 산비탈에서 약 3주, 새순이 가장 부드러울 때만 식용으로 쓴다. 5월 중순이 지나면 줄기가 굳어 봄을 놓친다.
재배는 노지보다 한 달가량 일찍 시작된다. 시설 재배는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식감은 더 부드럽지만 향은 한 단계 약하다는 게 산나물 농가의 공통된 평이다. 자연산과 재배산의 시장 비율을 집계한 공식 통계는 찾지 못했다.
봄에 데쳐 말려 둔 묵나물은 연중이다. 늦가을·겨울에 다시 불려 무치는 — 봄을 1년으로 늘이는 가장 오래된 방법.
산지
가장 유명한 곳은 울릉도. 화산토에서 자라 줄기가 단단하다. 강원도는 태백·정선·평창·영월. 경북은 봉화·울진·영양 — 이 중 영양은 산나물 1번지로 불린다. 충북은 단양·제천 일부. 같은 눈개승마라도 울릉도산은 향이 진하고, 강원·경북 내륙은 줄기가 더 단단하다.
손질 — 30초의 차이
- 잎 끝 마른 부분과 단단한 줄기 끝을 잘라 낸다.
- 흐르는 물에 두 번. 잎이 얇아 강하게 비비지 않는다.
- 끓는 물에 굵은 소금 한 꼬집. 약 30~40초. 줄기가 살짝 투명해질 때까지.
- 얼음물에 즉시 헹군다. 색과 향이 살아남는 30초의 차이.
- 손바닥으로 가볍게 물기 제거. 너무 세게 짜면 즙이 빠져 향이 약해진다.
처음 데친 물이 살짝 갈색을 띠는 건 자연 색소다.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식탁 위에
가장 단순한 무침은 데친 눈개승마 200g에 참기름 한 큰술, 국간장 한 작은술, 다진 마늘 반 작은술, 굵은소금 약간, 통깨. 한 끼에 한 접시면 된다. 봄에 가장 가까운 한 그릇.
그 외에는 — 강원·경북 향토 비빔밥의 한 줄기, 잡채에 시금치 대신, 부침가루를 묻혀 부침으로, 가을·겨울에는 묵나물 무침으로. 한 풀이 한 해를 다 살아 내는 모양이다.
보관
생것은 신문지에 싸 냉장 채소칸. 3~4일이 한계다. 데친 후엔 물기를 짜 한 줌씩 비닐에 싸 냉동, 6개월. 묵나물은 데친 뒤 햇볕에 1~2일 말리면 1년을 간다. 한 잎의 봄을 사계절로 늘이는 오랜 방법.
영양과 이름의 오해
눈개승마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칼슘·철 같은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비타민A는 어두운 곳에서 시각 적응과 피부·점막의 형성·유지에, 비타민C는 결합조직 형성과 철의 흡수에, 칼슘은 뼈와 치아 형성에, 철은 산소 운반과 혈액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다. 식이섬유는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산나물 가운데 순위를 매기는 말도 돌지만, 성분표로 그 순위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름에 ‘승마’가 들어가지만, 눈개승마(장미과)는 한방 약재 승마(升麻, 미나리아재비과)와는 과(科)가 다른 식물이다. 모양이 닮아 이름을 나눠 가졌을 뿐, 같은 약재가 아니다. 인삼의 끝맛으로 부르는 향을 사포닌과 연결하는 설명도 많지만, 그 역시 맛을 옮겨 적는 비유에 가깝다.
한 풀이 한 해를 다 사는 법
4월 끝자락에 새순이 올라오고, 5월 셋째 주가 되면 줄기가 굳는다. 그 짧은 3주 동안 한 잎이 한 식탁에 도착해야 한다. 도착하지 못한 잎은 묵나물로 말려 — 한 해의 사계절을 견딘다.
봄은 한 잎으로 와서, 한 접시에 머물렀다가, 한 해를 묵나물로 견딘다.
이 글은 눈개승마(삼나물)의 식물학·이름의 유래·출하 시기·산지·손질·묵나물 만드는 법·영양을 한 호흡에 모은 정보 백과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식품·영양 정보이며, 특정 질환의 진단·치료·예방과 무관합니다.
참고: 국가표준식물목록과 산야초 도감류의 눈개승마 이명(죽토자 竹土子),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성분 기능 표시 문구. 이름의 유래는 여러 설이 전하며 확정된 어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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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5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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