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사전 · 참외 — 노란 껍질 안에 저장된 여름

참외는 한여름의 갈증을 미리 식혀 두는 과일이다. 노란 껍질, 흰 골, 단단한 속. 성주가 전국의 7할을 길러 낸다. 꼭지 쪽 쓴맛의 정체부터 씨 주변을 버리지 않는 이유, 고르는 법까지 한 호흡에 정리한다.

유월의 과일 가게 앞, 노란 줄이 길게 쌓인다.
참외가 올라오면 여름이 가까웠다는 뜻이다.

참외는 한국 사람에게 유난히 익숙한 여름 과일이다. 노란 껍질에 흰 골이 길게 패고, 손에 쥐면 묵직하다. 한입 베어 물면 아삭한 결과 함께 시원한 단맛이 퍼진다. 수박처럼 크지 않고, 복숭아처럼 무르지 않다. 냉장고에서 꺼내 칼로 갈라 나눠 먹기에 꼭 알맞은 크기다.

그러니 참외는 — 더 정확히 말하면, 한여름의 갈증을 미리 식혀 두는, 물기 많은 여름 박과(科)다. 학명은 Cucumis melo var. makuwa. 오이·멜론과 같은 박과 식물이고, 한국에서 오래 개량되어 지금의 노란 참외가 되었다.

성주라는 곳

국내 참외의 주산지는 경북 성주다. 전국 생산의 7~8할이 이곳에서 난다. 낙동강이 실어 온 모래참흉과 큰 일교차가 참외의 단맛을 끌어올린다. 천안 성환은 오래된 전통 산지로, 옛날에는 성환참외가 이름났다.

제철은 6월에서 8월. 노지와 하우스가 함께 돌아가며 봄부터 여름까지 길게 나오지만, 가장 단정한 단맛은 햇볕이 길어지는 6~7월에 든다. 장마가 길어지면 당도가 떨어지므로, 맑은 날 익은 것이 가장 달다.

꼭지 쪽이 쓴 이유

참외를 먹다 보면 꼭지 가까운 쪽에서 가끔 쓴맛이 난다. 그 정체는 큐커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성분이다. 오이·참외·호박 같은 박과 식물이 본래 제 몸을 지키려 만드는 쓴 물질로, 주로 꼭지와 껍질 가까운 쪽에 모인다.

잘 익은 참외는 이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덜 여문 개체에서 쓴맛이 도드라지는데, 꼭지 쪽을 조금 도려내면 대개 사라진다. 쓴맛이 강한 부위가 있다면 무리해서 먹지 않는 편이 낫다.

씨를 버리지 않는 이유

많은 사람이 참외를 먹을 때 가운데 씨 부분을 숯가락으로 긁어낸다. 그런데 그 자리(태좌)에는 식이섬유가 가장 많다. 무르고 달큰한 그 속이 의외로 영양이 모인 자리다.

참외는 전체적으로 칼륨이 풍부하다. 몸 안의 나트륨을 내보내는 이뇨 작용을 도와, 더위에 부은 몸을 가볍게 한다. 엽산과 비타민C도 들어 있다. 90%가 넘는 수분과 함께, 여름 한낮의 갈증을 식히기에 알맞은 구성이다.

고르는 법

껍질이 짙고 선명한 노란색이고, 흰 골이 뚜렷하게 패고 골 사이가 하얀 것이 좋다.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하고, 두드리면 속이 찬 둔탁한 소리가 난다. 꼭지가 싱싱하고, 꽃이 졌던 배꼽 자리가 너무 크지 않은 것을 고른다.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면 잘 익은 신호다.

보관

덜 익었다 싶으면 상온에 며칠 두어 후숙한다. 향이 오르고 색이 짙어지면 그때 냉장 채소칸으로 옮긴다. 차게 먹을 거라면 먹기 두세 시간 전에 넣는 정도가 알맞다. 너무 오래 냉장하면 특유의 향이 가라앉는다. 잘라 둔 것은 씨 쪽부터 무르므로 빨리 먹는 편이 낫다.

먹는 법

가장 좋은 자리는 그냥 깎아 먹는 것이다. 껍질을 벗기고 길게 갈라, 차게 한 그대로. 단단한 과육이라 깍둑 썰어 화채나 샐러드에 넣어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다. 덜 익어 단맛이 약한 것은 얇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참외 장아찌·참외무침으로 쓰면 아삭한 여름 반찬이 된다.

여름의 첫 단맛

수박이 한여름의 한가운데라면, 참외는 그 문턱이다.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 노란 껍질 안에 여름을 먼저 저장해 둔다.

차게 식힌 참외 한 조각이 식탁에 오르면, 그날 저녁은 이미 여름이다. 수박이 한여름을 터뜨리기 전, 참외가 먼저 와서 노란 껍질 안에 감춰 둔 여름을 한 조각씩 풀어 놓는다.

이 글은 참외의 박과 식물학·성주 주산지·큐커비타신 쓴맛·씨 주변의 식이섬유·칼륨 영양·고르는 법과 보관을 다룬 정보 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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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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