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솥의 김이 식는 저녁 — 옥수수

7월 저녁, 큰 솥이 끓기 시작하면 부엌이 단내로 차오른다. 옥수수는 입보다 코에 먼저 도착하는 음식이다. 솥에서 식탁까지, 김이 식는 그 짧은 사이 — 그해의 여름은 김이 식는 속도로 지나갔다.

한 솥의 김이 부엌을 가득 채우는 저녁.

7월 어느 저녁, 시장 좌판에 옥수수가 가득 쌓여 있다. 껍질을 반쯤 벗겨 노란 알이 들여다보이는 것, 푸른 잎이 그대로 붙은 것. 어머니는 실한 것으로 골라 안고 부엌으로 돌아오신다. 큰 솥에 물을 받고, 옥수수를 손질해 넣고, 소금을 한 줌 뿌리신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부엌이 단내로 차오른다.

옥수수는 익는 동안 집 안을 먼저 지나간다. 끓는 솥 위로 김이 솟고, 그 김에 단맛이 섞여 방까지 흘러 들어온다. 어린 나는 그 냄새가 좋아 부엌 옆에 가만히 앉아 있곤 했다. 솥이 끓는 몇 분이 한나절처럼 길었다. 옥수수는 입보다 코에 먼저 도착하는 음식이었다.

알을 하나씩 떼어 먹는 옥수수는 시간을 늘려 놓는다. 베어 물면 단단한 껍질이 터지고 즙이 입 안에 퍼진다. 다음 알, 그 다음 알. 옥수수를 손에 들고 천천히 돌려 가며 먹는 저녁만큼 한가한 여름도 없다.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의 차이를 어머니는 손으로 가르쳐 주셨다. 찰옥수수는 알이 굵고 단단해서, 깨물면 끈기 있는 단맛이 오래 남는다. 초당옥수수는 알이 무르고 단맛이 짙어 생으로 먹어도 달다. “찰은 익혀 먹고, 초당은 그냥 먹어도 돼.” 어머니의 설명은 늘 짧고 정확했다.

옥수수가 다 익으면 어머니는 솥에서 꺼내 행주에 받쳐 식히셨다. 김이 빠져나가면 색이 한층 노래진다. 식탁에 옮겨 놓일 때쯤 부엌은 이미 다음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솥에서 식탁까지, 김이 식는 그 짧은 사이가 옥수수가 가장 맛있는 시간이었다.

옥수수의 제철은 짧다.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길어야 한 달 반. 그 사이의 저녁마다 어머니의 솥은 끓었고, 단내가 방까지 건너왔고, 김이 식기를 기다려 우리는 식탁에 앉았다. 여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달력보다 솥이 먼저 알려 주었다. 그해의 여름은, 김이 식는 속도로 지나갔다.

— 쿡톡의 편지, 한 솥의 김이 식어 가는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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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0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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