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칠월,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마흔아홉 날의 재를 지내고, 일곱 주 만에 다시 편지를 띄웁니다. 시의전서 하권 서문의 한 문장과, 가을 포도 소식과 함께.
안녕하세요, 쿡톡입니다. 일곱 주 만의 편지입니다.
그동안 편지가 끊긴 데에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지난 칠월,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팔월 이십팔일에 마흔아홉 날째의 재 — 사십구재를 지냈습니다.
사십구재는 본래 불교에서 온 의례라고 합니다. 세상을 떠난 이가 이레마다 한 고비씩, 일곱 번의 고비를 지나 마흔아홉 날에 다음 길이 정해진다는 오랜 믿음에서, 이레마다 재를 올려 일곱 번째로 마칩니다. 지금은 종교를 넘어, 남은 사람들이 슬픔에 마디를 내는 날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제사 제(祭)가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재(齋)를 쓴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마흔아홉 날은 떠난 이를 위한 시간이면서, 남은 이가 이별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더군요.
지난달 나온 『시의전서, 다시 차리다』 하권은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사이에 엮은 책이 됐습니다. 서문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마지막 권을 엮는 사이,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상이 끝나고도 오래 남는 것들의 책을, 가장 오래 남은 그리움에게 — 늦게 차린 이 한 상을, 어머니 박상금 여사 영전에 올립니다.
백오십 년 전 부엌의 문장을 오늘의 말로 옮기는 내내, 실은 당신의 부엌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계절을 먹으며 살아간다고, 이 블로그 첫머리에 적어 두었습니다. 제가 먹고 자란 계절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이제야 온전히 압니다.
여름의 다른 한켠에는 포도가 있었습니다. 상주의 한 과수원과 올가을 포도를 함께 팔아 보려던 일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밭의 사정은 밭의 것이라, 저희가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접은 것은 아닙니다. 처음 마음에 담았던 품종은 아니지만, 캠벨얼리와 거봉, 샤인머스켓 — 올가을 포도 세 가지를 상에 올릴 준비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확정되면 이 편지로 가장 먼저 알리겠습니다.
여름내 들여다본 것들은 글이 되어 남았습니다. 포도 상자에 적힌 “몇 수”가 무슨 뜻인지, 왜 씻지 않고 넣어야 오래가는지 — 고르고 드시는 데 보탬이 될 겁니다.
〔읽기〕 몇 수입니까 — 포도 한 상자를 읽는 법
〔읽기〕 포도 보관법 — 며칠이나 두어도 되고, 어디에 두어야 할까
그사이 절기는 두 마디를 지났습니다. 놓친 처서 글 한 장을 뒤늦게 채워 넣었고, 오는 월요일이 백로(白露)입니다. 낮은 아직 여름인데 밤은 이미 가을이라, 새벽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절기 — 월요일 아침에 그 글이 나갑니다.
편지는 다시 금요일마다 가겠습니다. 일곱 번 거른 것을 한꺼번에 갚을 재주는 없으니, 한 통씩 성실하게 갚겠습니다.
좋은 식탁 되시길. 그리고 곁에 계신 분들과, 따뜻한 밥 한 끼 하시길.
— 쿡톡 드림
음식, 그 너머의 이야기 · cooktalk.blog
2026.09.04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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