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수입니까 — 포도 한 상자를 읽는 법

같은 2kg라도 몇 수인지에 따라 한 송이 무게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수’는 공식 규격이 아닙니다. 표준규격은 송이 무게로 크기를 나눕니다. 수를 규격으로 바꿔 읽는 법과, 상자 무게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

포도를 살 때 상자에 적힌 말은 대충 이런 식입니다. 2kg 3~4수. 숫자 둘뿐인데, 이 둘을 함께 읽으면 상자 안이 꽤 정확하게 보입니다.

한눈에

— 상자에 든 송이의 개수. 시장에서 쓰는 말이며 공식 규격은 아니다
공식 규격 — 송이 무게로 2L·L·M·S를 나눈다
환산 — 상자 무게 ÷ 수 = 한 송이 무게 → 크기가 나온다
주의 — 같은 6수라도 2kg이면 S, 4kg이면 L이다

수는 송이의 개수입니다

“3수”는 상자에 송이가 세 송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중량이 같다면 수가 적을수록 한 송이가 큽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수’는 농산물 표준규격에 있는 말이 아닙니다. 시장과 산지에서 쓰는 관행 표기입니다. 그래서 판매자마다 쓰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어떤 곳은 아예 “3~4송이”라고 적습니다.

공식 규격은 송이 무게로 나눕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고시하는 농산물 표준규격은 포도를 한 송이의 무게로 네 단계로 나눕니다. 표기는 2L·L·M·S입니다. 그리고 품종에 따라 기준이 다릅니다.

품종 2L L M S
샤인머스켓·거봉 등 씨 없는 것과 비슷한 품종 700g 이상 600~700 500~600 500 미만
마스캇베일리에이·알렉산드리아·이탈리아 등 600 이상 500~600 400~500 400 미만
거봉 등 씨 있는 것과 비슷한 품종 500 이상 400~500 300~400 300 미만
캠벨얼리·새단 등 450 이상 350~450 300~350 300 미만
델라웨어·킹델라 등 250 이상 150~250 100~150 100 미만
농산물 표준규격(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고시 제2025-6호) 포도 항목 — 한 송이의 무게 기준입니다.

거봉이 첫 줄과 셋째 줄에 모두 나오는 것이 눈에 띕니다. 같은 거봉이라도 씨를 없앤 것과 씨가 있는 것의 기준이 다릅니다. 씨를 없애면 알이 굵어지기 때문입니다.

품질은 따로 봅니다. 낱알의 고르기, 색택과 과분의 부착, 결점과의 비율로 특·상·보통 세 등급을 매깁니다. 크기와 품질은 다른 축입니다.

수를 크기로 바꿔 읽는 법

그러면 상자에 적힌 수를 어떻게 읽을까요. 나누기 한 번이면 됩니다. 상자 무게 ÷ 수 = 한 송이 무게.

표기 한 송이 크기
2kg 2수 1,000g 2L
2kg 3수 667g L
2kg 4수 500g M
2kg 5수 400g S
2kg 6수 333g S
샤인머스켓 등 씨 없는 품종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품종이 바뀌면 경계도 바뀝니다.

2kg 상자에서 2L이 되려면 사실상 2수여야 합니다. 3수만 돼도 한 송이가 667g이라 L로 내려갑니다. 시장에서 흔히 보는 2kg 5~6수는 계산해 보면 S입니다.

같은 6수라도 두 칸 다릅니다

여기서 가장 조심할 점이 나옵니다. 수만 보고 사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2kg 6수는 한 송이가 333g이라 S입니다. 그런데 4kg 6수는 한 송이가 667g이라 L입니다. 같은 6수인데 두 칸 차이납니다. 수는 상자 무게와 짝을 이룰 때에만 뜻이 생깁니다.

그래서 상품 이름에 “6수”만 적혀 있고 중량이 안 보이면, 중량부터 찾아보는 편이 좋습니다.

시장에는 2수부터 7수까지 다 있습니다

실제로 파는 상품을 훑어보면 2kg 기준으로 2~3수, 3수, 3~4수, 4~5수, 5~6수가 모두 있습니다. 3kg 6~7수도 있고, “2~6수 내외”처럼 폭을 넓게 잡아 둔 것도 있습니다.

다만 품종마다 만들 수 있는 송이 크기가 다릅니다. 판매 화면을 훑어보면 거봉은 한 송이 650g짜리가 나오고, 샤인머스켓은 450~500g대가 흔하며, 캠벨얼리는 2kg에서 아예 6수부터 시작합니다. 같은 판매자가 같은 2kg 상자를 두고 거봉은 3수로, 샤인머스켓은 4~5수로 나눠 파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름표에 적힌 말보다 숫자 둘을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몇 킬로그램에 몇 수인지.

‘특품’은 생각보다 느슨한 말입니다

상자에 ‘특품’이라 적혀 있으면 뭔가 검증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도매시장에서부터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경락 자료 화면에 이런 안내문을 붙여 두었습니다. “등급은 출하자가 자체적으로 부여한 등급으로 … 출하자 95% 이상이 ‘특’으로 출하”한다고. 즉 도매 단계에서도 ‘특’은 거의 모두가 달고 나오는 말입니다.

또 하나. 경락 자료에는 크기 칸이 아예 없습니다. 등급은 특·상·보통 한 축뿐이고, 크기는 상자 단위(2kg·2.4kg·1.5kg)로만 구분됩니다. 소매 화면에서 보는 ‘특품’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같은 ‘특품’이 한 송이 667g을 가리키기도 하고 333g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등급어보다 숫자가 정직합니다. 중량과 수가 적혀 있지 않은 ‘특품’은 사실상 정보가 없는 말입니다.

값은 왜 갈리나

같은 2kg이어도 수가 적은 상자가 대개 더 비쌉니다. 큰 송이를 만들려면 한 그루에 남기는 송이를 줄여야 하고, 송이 안에서도 알을 더 솎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게는 같은데 손이 더 들어간 셈입니다.

그러니 자리를 먼저 정하면 고르기 쉽습니다. 상에 통으로 내놓을 거라면 수가 적은 쪽, 냉장고에 두고 며칠 나눠 먹을 거라면 수가 많은 쪽이 편합니다.

중량 표기에는 상자가 빠져 있습니다

“2kg”은 포도만의 무게입니다. 그런데 포도는 수분이 많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줄어듭니다. 산지에서 담을 때 대개 약간 넘게 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또 하나. 택배비는 무게보다 상자 개수로 붙습니다. 2kg 두 상자보다 4kg 한 상자가 대개 싼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규격과 ‘못난이’는 다른 말입니다

앞의 표에서 보듯 크기는 무게로, 품질 등급은 고르기와 결점으로 나눕니다. 맛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수출용으로 나가는 포도일수록 이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기준에 들지 못한 포도가 남습니다. 알이 조금 작거나 송이가 덜 반듯한 것들입니다. 맛은 같은 밭에서 같은 날씨를 받고 자란 그대로인데 값만 갈립니다.

상자에 ‘가정용’, ‘실속’, ‘못난이’라고 적힌 것들이 대개 이쪽입니다. 집에서 먹을 거라면 굳이 모양에 값을 치를 이유가 없습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보는 것

  • 알에 하얀 가루가 있는가 — 과분(果粉)이라고 부르는 포도 자신의 보호막입니다. 묻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을 덜 타서 남은 표시에 가깝습니다. 표준규격도 과분의 부착이 양호한 것을 위 등급으로 봅니다
  • 송이 줄기가 푸른가 — 줄기가 갈색으로 마르기 시작했으면 수확한 지 시간이 지난 것입니다
  • 밑에 물기가 고였는가 — 상자 밑에 즙이 배어 있으면 오는 길에 알이 터졌다는 뜻입니다

집에 들인 뒤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는 포도 보관법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상자에 적힌 숫자 둘을 읽을 줄 알면, 같은 값으로 더 자기 자리에 맞는 포도를 고를 수 있습니다. 좋은 포도를 고르는 일은 비싼 것을 고르는 일과 같지 않습니다.

참고: 농산물 표준규격(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고시 제2025-6호, 2025. 8. 4. 시행) 별첨 「농산물 표준규격」 포도 항목(규격번호 1041),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경락 자료. 판매 상품의 수 표기는 2026년 8월 온라인 판매 화면에서 확인했습니다. 크기 환산은 상자 중량을 수로 나눈 계산값이며, 실제 상품은 표기 중량에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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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4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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