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을 넘긴 복숭아 한 쪽이 물러졌다. 설탕물에 넣어 약한 불에 십 분. 라틴어 '함께 놓은 것'에서 온 프랑스의 방법, 잼과 다른 점, 피치 멜바의 가운데 있는 익힌 복숭아, 그리고 부엌의 셈. 「미식 사전」.
「미식 사전」 — 세계 음식과 조리의 말을 한 낱말씩 풀어 읽습니다. 이번 낱말은 무르기 시작한 과일을 살리는 프랑스의 방법, 콤포트입니다.
이틀을 넘긴 복숭아가 있다. 한쪽 볼이 물러졌고, 그대로 두면 내일은 버리게 될 것이다.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르고, 설탕을 조금 푼 물에 넣어 약한 불에 올린다. 십 분이 지나면 과육은 반투명해지고 물은 옅은 살구빛이 된다. 버릴 뻔한 것이 디저트가 되는 데 한 냄비면 된다.
함께 놓은 것
콤포트(compote)는 프랑스 말이지만 뿌리는 라틴어 콤포지툼(compositum), ‘함께 놓은 것’이다. 과일을 시럽에 넣어 함께 익힌 것이라는 뜻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정의는 단순하다. 과일을 통째로 또는 큼직하게 잘라, 설탕물이나 술에 넣고 천천히 익힌 것. 잼과 다른 점은 두 가지다. 설탕이 훨씬 적고, 과육의 모양이 남는다. 잼은 과일을 으깨어 설탕으로 굳히고, 콤포트는 과일을 살려 시럽에 띄운다.
그래서 콤포트는 보존 음식이 아니라 그날의 음식이다. 냉장고에서 며칠은 가지만 잼처럼 한 해를 나지는 않는다. 설탕이 적은 대가다. 대신 과일의 맛이 설탕에 묻히지 않고, 익힌 과일 특유의 부드러운 신맛이 남는다.
피치 멜바
복숭아 콤포트로 가장 이름난 접시는 피치 멜바다. 1890년대 런던의 사보이 호텔에서 요리사 오귀스트 에스코피에가 소프라노 넬리 멜바를 위해 만든 디저트로 전한다. 시럽에 살짝 익힌 복숭아 반쪽을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얹고 라즈베리 소스를 끼얹는다. 재료는 셋뿐이고, 가운데 있는 것은 익힌 복숭아다. 날 복숭아를 썼다면 이 접시는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익힌 복숭아는 차가운 크림 옆에서 무너지지 않고, 향은 날것보다 둥글다.
부엌의 셈
비율은 넉넉하게 잡아도 된다. 물 두 컵에 설탕 반 컵 정도. 복숭아는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르고 씨를 뺀다. 시럽이 끓으면 불을 줄이고 복숭아를 넣어 8분에서 10분, 젓가락이 저항 없이 들어가면 불을 끈다. 그대로 식힌다. 식는 동안 시럽이 과육 안으로 들어간다. 레몬 한 조각이나 바닐라 한 토막을 넣으면 향이 붙고, 단맛이 부담스러우면 설탕을 더 줄여도 된다. 과일이 단단할수록 오래, 무를수록 짧게 익힌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무른 복숭아, 시어진 자두, 물러진 배 — 후숙이 지나쳐 버린 과일은 대개 콤포트의 재료가 된다. 익힘은 과일의 시간을 한 번 더 늘려 준다. 상자에서 이틀, 냄비에서 십 분, 냉장고에서 사흘.
날것으로 먹을 때를 놓친 과일에게 프랑스 부엌은 두 번째 때를 주었다. 함께 놓는다는 이름은, 과일과 시럽만이 아니라 놓친 시간과 남은 시간을 함께 놓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낱말 풀이
- 콤포트(compote) — 과일을 시럽이나 술에 넣어 천천히 익힌 것. 라틴어 compositum ‘함께 놓은 것’에서 왔다.
- 잼과의 차이 — 콤포트는 설탕이 적고 과육 모양이 남는다. 보존 음식이 아니라 그날의 음식.
- 피치 멜바 — 시럽에 익힌 복숭아, 바닐라 아이스크림, 라즈베리 소스. 1890년대 에스코피에가 넬리 멜바를 위해 만들었다고 전한다.
- 포셰(pocher) — 끓지 않는 액체에 넣어 익히다. 콤포트의 기본 동작.
참고: 어원과 정의는 프랑스 요리 사전류를, 피치 멜바 기원담은 통설을 따랐으며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전해 오는 이야기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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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2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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