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실은 대부분 광양·하동·순천을 비롯한 남부에서 난다. 같은 섬진강을 끼고 있지만 각자의 결이 미묘하게 다른 세 산지의 글.
같은 매실이지만, 산이 어떻게 둘러싸느냐에 따라 그 한 알의 향이 달라진다.
한국 매실은 대부분 전남 광양·순천과 경남 하동을 비롯한 남부에서 난다. 그중 광양과 하동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산지다. 같은 강을 끼고 있지만 각자의 결이 미묘하게 다르고, 순천은 조금 떨어져 또 다른 얼굴을 가진다. 그 차이를 짚어 본다.
광양 — 매실의 도읍
매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광양. 전남 광양시. 섬진강 서안 산비탈 곳곳에 매화가 가득하다. 봄이면 광양 매화축제 — 한국 봄꽃 축제의 첫머리. 산비탈을 뒤덮은 매화가 한꺼번에 피어 흰 산이 된다.
광양 매실의 결: 대표 품종은 남고매실(일본 난코우메 도입종)로 알이 크고 향이 진하다. 산이 진하고 단맛이 깊어 매실청·매실주·매실장아찌에 두루 어울린다. 광양 매화마을의 홍쌍리 청매실농원은 오래도록 매실 한 작물에 매달려 온 곳으로, 한국 매실 가공을 대표하는 이름 가운데 하나다.
광양은 섬진강의 일조와 내륙 산지의 배수를 함께 가진다. 그래서 알이 크고 향이 진하다.
하동 — 청매의 깊이
섬진강 동안. 경남 하동군. 광양과 마주 보고 있다. 같은 강을 끼고 있지만 지질과 일조각이 미묘하게 다르다. 하동의 매실은 알이 광양보다 약간 작고 산이 더 진한 편이다.
하동 매실의 결: 작고 단단한 알이 매실청에 들어가면 향이 잘 우러나 청매에 어울린다. 남고·매향 같은 품종을 키운다. 수확은 5월 중순부터로 광양보다 약간 빠르다. 하동 십리벚꽃길이 봄을 닫으면, 그 자리에 매실 철이 이어진다.
하동은 섬진강 모래밭의 영향으로 매실의 산미가 두드러진다는 평이 있다. 하동 청매를 특히 찾는 사람도 있다.
순천 — 부드러운 황매
순천시. 광양 서쪽, 순천만을 품은 도시. 다른 두 곳보다 바다와 갯벌의 기운을 더 받는다. 매실의 알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단맛이 돈다.
순천 매실의 결: 6월 중하순까지 익혀 황매로 거두기 좋다. 부드러운 향이 매실주·매실차에, 진한 단맛이 매실청에 어울린다. 광양·하동만큼 이름나지는 않았지만, 순천 매실은 품질로 꾸준히 평가받는 산지다.
한 농가의 1년 — 광양의 한 가족
광양의 한 가족 농가, 그 1년을 그려 본다.
어른과 아내, 아들 셋이 1500평 매실 밭을 짓는다. 어른은 칠십 대, 매실 농사 사십 년. 아들은 오 년 전 귀농했다.
3월. 매화가 만개한 날, 가족사진 한 장이 매화를 닮아 있다. 그해 매화의 풍성함이 그해 농사의 첫 가늠이 된다. 과실파리 트랩을 밭 곳곳에 손수 매단다.
5월 중순. 청매 1차 수확. 새벽 다섯 시. 한 알씩 손으로 따 박스에 담는다. 같은 날 오후, 일부는 시장으로, 일부는 직판으로, 일부는 집 안 매실청 가공으로 간다.
6월 중순. 황매 2차 수확. 더 부드러워진 알, 더 진한 향. 가족이 함께 매실청을 담근다. 백 일 뒤, 한 항아리에서 한 알씩 건져 내며 그해를 갈무리한다.
7월. 농가의 겨울 같은 휴식. 다만 내년 꽃을 위한 가지치기가 시작된다. 한 해 농사가 다음 해를 준비하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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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3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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