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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겨울이 마지막으로 건네는 편지
봄동 한 포기 뒤에는 가을의 파종과 겨울의 눈, 그리고 느리게 기르기를 택한 누군가의 시간이 있습니다. 겨울이 마지막으로 건네는 편지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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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김치냉장고에는 왜 늘 무언가가 더 있을까 — 마음이 보관되는 곳
엄마의 김치냉장고는 음식 보관소가 아닌, 마음 보관소입니다. 냉장고 한 칸 한 칸에 담긴, 엄마의 언어에 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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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어지는 법을 배운 겨울
겨울의 마지막 어귀, 냉장고를 열면 오래된 등불처럼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붉은 딸기 한 팩. 계절을 거슬러 먼저 도착한 과일이다. 딸기가 겨울에 익는다는 사실을 나는 오래도록 이상하게 여겼다. 봄 과일처럼 부르면서 겨울에 먹는다. 이 어긋남은 농부들의 몇십 년 실험이 남긴 자국이다. 하우스 안에서 기온을 낮추고 조명을 조절하며, 딸기가 꽃 피울 시점을 사람이 다시 설계했다.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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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건네는 작은 해
겨울이 깊어갈수록 나는 식탁 위에 작은 해 하나를 올려 둔다. 제주의 귤이다. 한 알을 집어 들면 손바닥이 먼저 말을 건다. 얇고 탄탄한 껍질, 약간의 굴곡, 찬 공기에 닿았던 서늘함. 겨울 햇빛이 바람을 맞으며 익은 것이 어떻게 단단해지는지를, 귤은 제 안에 저장하고 있다. 제주의 귤밭은 고요하지 않다. 바람이 먼저 오고, 그다음이 사람이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공기가 남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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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가 내리면 감을 땄다
나는 상주에서 자랐다. 낙동강이 크게 휘어 도는 그 분지,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낮에는 따갑게 땅을 달구고 밤에는 얇은 칼처럼 식히는 땅이다. 가을이면 공기에서 먼저 감 냄새가 났다. 그 뒤로 서리가 내렸다. 모동면 정양리. 내 본가가 있던 곳이다. 마당 한쪽에는 오래된 둥시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둥시는 상주에서 오래전부터 키워 온 재래종이다. 씨가 한두 개밖에 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