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사전

복숭아 철은 정말 짧을까 — 유월 말부터 첫눈까지 품종이 넘기는 바통

나무 식탁 위에 복숭아 네 알을 나란히, 백도 두 알과 속살이 보이는 황도, 연노랑 겨울복숭아

지난 유월, 이 블로그는 복숭아를 '철이 짧은 과일'이라 적었다. 절반만 맞는 말이었다. 한 품종의 철은 짧지만, 복숭아라는 과일의 철은 유월 말에서 첫눈 무렵까지 이어진다. 조생에서 겨울복숭아까지, 품종이 바통을 넘기는 달력을 적는다.

지난 유월, 이 블로그는 복숭아를 “철이 짧은 과일”이라 적었다. 절반만 맞는 말이었다. 한 품종의 철은 분명 짧다 — 길어야 이삼 주. 그러나 복숭아라는 과일의 철은 짧지 않다. 유월 말에 시작해, 품종이 바통을 넘겨 가며 첫눈 무렵까지 간다.

한눈에

조생 6월 말~7월 · 중생 7월 중~8월 중 · 만생 8월 중~9월 · 겨울복숭아 10월~12월 초
딱복과 물복은 색이 아니라 과육의 성질 — 같은 백도 안에 딱복과 물복이 다 있다

유월 말, 첫 주자

극조생 미홍이 유월 하순에 나온다. 유미가 칠월 상순, 월봉조생과 창방조생이 칠월 중하순. 이때의 복숭아는 향이 먼저고 단맛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

팔월, 한복판

시장이 가장 붐비는 때다. 팔월 상순의 미백도,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출하되는 천중도백도가 팔월을 채운다. 딱복의 대표 유명 — 1977년 우리 손으로 육성한 첫 품종이다 — 과 아부백도가 단단한 쪽을, 선골드와 백천황도가 황도 쪽을 맡는다.

구월, 마지막 물결처럼 보이는 것

황도의 대표 장호원황도가 구월 상중순에 나온다. 황육계에서 가장 많이 출하되는 품종이고, 오랫동안 “시즌의 마지막”으로 통했다. 구월 하순의 만생황도가 그 뒤를 조금 더 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던 복숭아의 달력이다.

그리고 시월 — 달력이 늘어났다

겨울복숭아가 있다. 2000년대 초 중국 산둥의 한 농장에서 발견된 극만생 품종 ‘진치우홍’이 그 시작으로, 우리 시장에서는 설아·설리·설도 같은 유통명으로 팔린다. 시월에 수확해 첫눈 내릴 무렵까지 출하되니, 복숭아를 골라 먹는 달력이 가을을 넘어 있는 셈이다. 겨울복숭아는 단단한 살에 단맛이 짙게 든다 — 이제 복숭아도 계절을 고르고 먹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딱복과 물복 — 색의 문제가 아니다

흔히 백도는 물렁하고 황도는 단단하다고 알지만,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딱복·물복을 가르는 것은 껍질 색이 아니라 과육이 무르는 성질이다. 무르게 익는 용질성이 물복, 익어도 단단함을 지키는 불용질 계열이 딱복. 그래서 같은 백도 안에 물복(천중도백도)과 딱복(유명)이 나란히 있고, 황도의 대표 장호원황도는 오히려 말랑하게 익는 물복이다. 농촌진흥청이 만든 ‘복숭아 맛 지도’도 열여덟 품종을 색이 아니라 식감과 맛으로 네 갈래로 나눈다.

상자에서 볼 것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법이 값을 가른다. 상품명에 붙는 “타이벡”은 나무 아래에 빛을 반사하는 흰 부직포를 깔아 착색과 당도를 끌어올린 재배 방식을 말한다. 산지는 청도·경산·영동·음성·이천 장호원·조치원 등이 유명하다 — 장호원황도라는 품종명 자체가 이천 장호원에서 왔다.

고르는 법, 후숙과 보관, 손질은 앞선 글들에 적어 두었다. 이 글이 보태는 것은 하나다. 복숭아를 놓쳤다고 아쉬워하기엔, 달력이 아직 많이 남았다.

복숭아, 더 깊이 알아보기

참고: 농촌진흥청 농사로(복숭아 품종·숙기, 복숭아 맛 지도) · 언론 보도(겨울복숭아 진치우홍 도입). 숙기는 산지와 해에 따라 앞뒤로 움직입니다.

2026.08.17 — c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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