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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그 너머의 이야기 — 땅이 짓고, 사람이 잇다
저녁이 낮게 내려앉는 마을 어귀. 다랑논 끝에 바람이 오래 머물고, 해가 기울면 집집마다 된장국 끓는 냄새가 낮게 번지는 곳. 허기라기보다, 오래 잊고 있던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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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밥 — 강을 건너온 손님이 지은 밥
감자는 이백 년 전 압록강을 건너온 손님입니다.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북저’ 기록에서 오늘 매대의 수미·두백까지 — 그리고 조사표의 이상한 출처가 귤 이름(柑子)의 오독이었음을 밝혀낸 기록. 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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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는 차고, 복숭아는 뜨겁다 — 『동의보감』의 복숭아
『동의보감』에서 복숭아는 열매가 아니라 씨가 표제입니다. 열매는 부속 한 줄 — “안색을 좋게 하지만 많이 먹으면 열이 난다.” 오이와 정반대의 성질, 그리고 문짝에 붙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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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비빔밥에는 고추장이 없었다 — 시의전서의 부빔밥
『시의전서』의 부빔밥(汨蕫飯)은 고추장이 아니라 깨소금과 기름으로 비빕니다. 튀각을 부숴 넣고, 완자를 빚어 얹고, 잡탕국까지 곁들이는 — 격식 있는 한 그릇의 기록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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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는 차다 — 사백 년 전 『동의보감』이 적은 ‘외’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의 오이(胡瓜) 항목을 부엌의 언어로 읽습니다. 첫마디가 경고인 채소, 노각이 된 황과, 그리고 한글 한 글자 ‘외’. 「동의보감 식탁」 첫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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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맞이 · 소서(小暑) — 비 그친 틈에 드는, 작은 더위
해마다 7월 6일이나 7일에 드는 절기. 장맛비가 그친 틈으로 첫 더위가 훅 끼친다. 暑는 형성자로 者는 소리일 뿐 — 뜻은 글자 그대로 덥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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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전 · 가지 — 기름을 머금는 여름의 보라
가지는 여름의 물과 볕을 머금어 부드럽게 익는 가지과 채소다. 껍질의 보라색은 안토시아닌(나스닌), 과육은 스펀지처럼 기름을 머금는다. 고르는 법부터 추위에 약한 저온장해 보관까지 한자리에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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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사전 · 블랑셰 — 익히기와 데치기
나물을 끓는 물에 넣었다가, 더 익기 전에 찬물에 담그는 손. 블랑셰는 재료를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즉시 찬물에 식히는 기술이다. 색을 고정하고, 풋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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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전서 · 잡회 — 회는 생선만이 아니었다
회는 생선만이 아니었다. 『시의전서』의 잡회는 콩팥·천엽·곁간·양 — 소의 부속으로 차린 회다. 천엽엔 잣을 하나씩 물려 도르르 말았다. 날로 먹던 옛 솜씨의 넓이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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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전서 · 너비아니와 약포 — ‘너비아니처럼 저며’
너비아니는 불고기의 옛 이름이자, 고기를 넓게 저미는 ‘법’의 이름이었다. 『시의전서』의 약포도 어포도 ‘너비아니처럼 저며’ 시작한다. 한 칼질에서 구이와 육포, 생선 포가 갈라진 자리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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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전서 · 열구자탕 — 상 위에서 끓이는 잔치
신선로(神仙爐), 곧 열구자탕은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다. 가운데 화통에 숯불을 피워 상 위에서 끓이며, 전복·부속·제육·전·지단·잣을 색 맞춰 켜켜이 둘러 담은 『시의전서』의 화려한 정점. 둘러앉아…